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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자대위소송으로 신탁사에 환불청구 가능

조합원이 지역주택조합 추진위원회를 상대로 납입금 반환 판결을 받았으나 위원회와 자금관리 대리계약을 체결한 신탁사가 돈을 보관한 탓에 금전 회복을 받지 못했다면 채권자대위소송을 통해 신탁사를 상대로 환불을 청구할 수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채권자대위소송은 원칙적으로 채무자의 무자력을 요건으로 하는데, 무자력 요건 없이도 채권자대위소송을 할 수 있는 예외적 필요성을 인정한 것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86단독 김상근 판사는 A씨가 B신탁사를 상대로 낸 추심금 등 청구소송(2020가단5200651)에서 최근 "B사는 425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대위행사 하지 않으면 

계약금 반환 못 받을 위험

 

B사는 2018년 3월 경기도 김포시에 아파트 1800여세대의 신축분양 사업을 시행하는 C조합 추진위원회와 D업무대행사로부터 사업시행과 관련한 일체의 자금을 관리하는 대리사무 계약을 맺고, 자금관리 계좌에 입금된 조합원 분담금과 업무대행비 등을 보관·관리해왔다. 이에 C조합 추진위와 조합원 가입 계약을 맺은 A씨도 2019년 6월 B사 자금관리 계좌에 총 4250만원을 입금했다. 하지만 이 지역은 용도 변경이 안 돼 5층 이상 아파트 건축이 불가능했고, C조합 추진위는 조합 설립 인가도 받지 못한 상태였다. 김포시는 같은 해 5월과 10월 C조합 추진위에 조합원 모집행위 중지 공문을 발송하는 한편, 일반인들에게도 투자 권유에 현혹되지 말 것을 당부했다.

 

조합추진위의 무자력 여부 떠나

 보전 필요성 있다


이에 A씨는 C조합 추진위 등을 상대로 조합원 가입 계약 해제에 따른 부당이득반환소송을 내 같은 해 12월 승소했다. 이듬해 1월에는 이 판결을 근거로 C조합 추진위를 채무자로, B사를 제3채무자로 해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도 받았다. 하지만 이후에도 B사가 지급을 거부하자 소송을 냈다.


조합원 일부승소 판결


김 판사는 "C조합 추진위가 B사에 갖는 청약금과 조합원 분담금 환불 요청권은 A씨가 보전하려는 권리인 C조합 추진위 등에 대한 계약금 반환 채권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고, A씨가 납입한 4250만원은 B사 명의의 계좌에 보관돼 있다"며 "조합원 가입 계약 이후 현재까지 C조합 추진위는 조합 설립 인가조차 받지 못하는 등 사업은 사실상 무산 상태에 놓여 있고, 업무대행사는 아무런 재산도 없는 상태 등을 인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A씨로서는 조합원 분담금 환불 요청권과 같은 자금관리 계약상의 권리를 대위행사하지 않으면 계약금 반환 채권의 유효·적절한 만족을 얻을 수 없게 될 위험이 있다"며 "A씨의 채권자 대위권 행사가 C조합 추진위의 재산관리행위에 대한 부당한 간섭이라 볼 수 없으므로 C조합 추진위의 무자력 여부에 관계없이 채권자대위권 행사의 보전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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