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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늦게 도시자연공원구역 지정은 부당

지방자치단체가 공원용지로 지정된 토지를 장기간 방치해 소유자가 도시계획시설결정 해제 입안을 요청해 승소 판결까지 받았는데도 이 같은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해제 결정을 미루다 뒤늦게 토지 전체를 도시자연공원구역으로 지정한 것은 부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재판장 강우찬 부장판사)는 A씨가 서울시를 상대로 낸 도시관리계획결정(변경) 취소소송에서 최근 원고승소 판결했다(2020구합79479).

 

A씨는 서울 강서구에 토지를 소유하고 있었다. 이 땅 인근에는 아파트가 있었고 아파트의 바깥쪽으로는 도로가 이어져 있었다. 이 땅은 1977년 도시계획시설로 결정돼 있었지만, 공원조성사업이 시행되지 않자 A씨는 2017년 2월 강서구에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제48조의2 제1항에 따라 도시계획시설결정의 해제를 요구하면서 장기미집행 도시계획시설결정 해제 입안을 신청했다. 하지만 강서구는 A씨에게 "해당 토지는 근린공원으로서, 도시계획시설결정 실효 시까지 단계별 집행계획이 수립돼 있어 해제 입안 신청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통지했다.


“이익의 형량누락 등 

객관성 결여한 하자있다”


이에 반발한 A씨는 같은 해 5월 소송을 냈고 "강서구가 A씨에게 한 장기미집행 도시계획시설결정 해제 입안 신청 거부 처분을 취소한다"는 승소 확정 판결을 받았다. 이 판결에 따라 강서구는 2019년 7월 서울시에 도시관리계획(공원) 변경 결정을 입안했으나, 서울시는 같은 해 8월 강서구를 통해 A씨에게 "토지가 포함된 근린공원은 시 관리시설로 2019년 말까지 관리계획결정 변경을 위해 용역을 추진 중"이라며 "변경결정 요청 사항을 전달해 관리계획 변경 입안 시 처리될 수 있도록 요청한다"고 회신하고, 도시계획시설변경 결정은 하지 않았다. 이후 2020년 서울시는 A씨 토지를 포함한 근린공원의 면적을 변경하면서 이 토지를 '도시자연공원구역'으로 지정하는 도시관리계획을 고시했고, 이에 반발한 A씨는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국토계획법 제48조의2 제4항은 도시·군관리계획 결정권자에 2개월 이내의 단기 결정 시한을 규정해, 장기간 토지 소유권 행사에 제약을 받아온 토지 소유자의 재산권을 보호하려는 취지를 분명히 드러내고 있다"며 "관련 거부처분 취소 판결이 있었던 사안에서는 도시자연공원구역의 지정과 이익형량의 과정에서 도시·군계획시설결정의 해제 신청 내용 및 그 절차적 처리과정과 권리구제 지연의 정도, 그로 인한 재산권 보유자의 피해 정도 등 제반 사정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 형량해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행정법원 판결 


이어 "A씨가 도시계획시설결정의 실효예정일보다 상당히 앞선 시점에 (강서구에) 장기미집행 도시계획시설결정 해제 입안 신청한 것을 고려했을 때 A씨는 상당히 조기에 권리구제를 도모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서울시는 강서구로부터 해제 입안신청을 받고도 권리구제와 관련한 판결 등 특수한 경과를 도외시한 채 다른 토지들과 마찬가지로 취급해 도시자연공원구역 지정 관련 처분이 있을 때까지 해제 여부 결정을 미루다 결국 해당 토지를 도시자연공원구역으로 지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접근성이 높거나 주거지역에 가까운 부분은 조기에 개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과도하게 A씨의 재산권을 제한하는 것으로 형량의 하자가 인정된다"며 "반드시 고려해야 할 이익의 형량을 누락한 하자 혹은 공익과 사익 등 형량을 잘못한 정당성 및 객관성을 결여한 하자가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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