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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법규 위반한 정산금 약정은 무효”

문화재수리업자로부터 명의를 대여받아 공사를 진행한 사람은 명의를 대여해준 문화재수리업자에게 공사대금 정산을 요구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양측이 맺은 정산금 약정 자체가 강행법규에 위반돼 무효라는 취지이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A씨가 B사를 상대로 낸 정산금 청구소송(2017다228236)에서 최근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A씨는 문화재수리공사를 하려고 문화재수리업자인 B사로부터 명의를 대여받았다. 문화재수리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문화재수리공사는 등록한 문화재수리업자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A씨는 또 B사와 공사대금의 6%는 명의대여 대가로 공제하고, 나머지 돈을 지급받기로 정산금 약정을 맺었다. 이후 A씨는 B사 명의를 이용해 2012년 1월과 12월 두 차례에 걸쳐 문화재 공사를 실시했다. 하지만 B사로부터 정산금 약정에 따른 공사대금 1억3900여만원을 받지 못하자 A씨는 소송을 냈다.

 

재판에서는 A씨와 B사가 맺은 정산금 약정이 유효한지 여부가 쟁점이 됐다.

 

재판부는 "문화재수리법은 문화재수리업자의 명의대여 행위를 금지하면서도 이를 위반한 법률행위의 효력에 관해서는 명확하게 정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문화재수리법은 등록을 하지 않고 문화재수리업을 영위한 사람에 대해 형사처벌을 하도록 정해 문화재수리업의 등록 제도의 실효성을 보장하고 있다"며 "문화재수리업의 등록을 하지 않은 사람이 명의를 대여받아 문화재수리를 시행하면, 제도를 우회하거나 무력화하는 것으로 문화재수리의 품질을 떨어뜨리고 공신력을 심각하게 훼손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점 등을 볼 때) 문화재수리업자의 명의대여 행위를 금지한 문화재수리법은 강행규정에 해당하고, 이를 위반한 명의대여 계약이나 이에 기초해 대가를 정산해 받기로 하는 정산금 약정은 모두 무효"라고 판시했다.

 

앞서 1,2심도 "정산금 약정은 강행규정 위반에 해당해 무효"라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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