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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하도급업체 패소 취지로 원심파기 환송


물건 인도(引渡)에 대한 확정 판결의 기판력은 인도 청구권이 있는지 여부에만 미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이 판결을 근거로 상대방에게 불법점유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는 취지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A사가 B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4다46778)에서 최근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원고패소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A사는 2010년 6월경 B사로부터 하도급을 받아 모 공사현장에 토공사 및 흙막이 가시설물을 설치하기로 했다. 그런데 B사가 2011년 서울중앙지법에 회생절차개시신청을 해 회생절차에 들어갔다. A사는 B사에 하도급계약 해지를 통보한 뒤 시설물 설치 공사를 중단했다. 이후 B사는 같은 해 공사재개허가를 받아 공사를 재개하며 A사에 '설치된 흙막이 가시설물을 해체해달라'고 요청했으나 A사는 거부했다. 

 

확정판결 다음날부터

손해 발생했다고 볼 수 없어

 

한편 A사는 법원으로부터 이 흙막이 가시설물에 대한 '유체동산 점유이전 및 처분금지 가처분 결정'을 받았고, B사에 공사대금 잔금을 달라고 주장하며 공사현장 입구에 기중기 등을 설치해 차량 진입을 방해했다. 

 

그러나 B사는 집행관의 허가를 받아 흙막이 시설과 기중기를 다른 장소로 옮긴 뒤 공사를 재개했다. 이에 A사는 B사를 상대로 시설물 인도 소송을 냈고, 승소 확정판결을 받은 뒤 B사를 상대로 시설물에 대한 불법점유를 이유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냈다.

 

상고심 재판에서는 시설물 인도청구소송 확정 판결 이후 B사가 A사에 흙막이 시설을 인도하지 않은 것이 불법행위인지가 쟁점이 됐다.

 

불법점유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은

물을 수 없다

 

재판부는 "시설물 인도판결 확정의 효력으로 B사에 물건을 인도해야 할 실체적 의무가 생긴다거나, 정당한 점유권원이 소멸해 그때부터 물건에 대한 점유가 위법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시설물 인도판결의 효력은 물건에 대한 인도청구권 존부에만 영향을 미치고, 물건에 대한 불법점유를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청구소송에까지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인도판결이 확정되었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인도판결 확정 다음날부터 이 사건 시설물에 대한 B사의 점유가 위법하게 돼 A사에 손해가 발생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앞서 1심은 "B사가 흙막이 가시설물 등을 점유한 것은 위법하지 않다"며 B사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2심은 "인도판결이 확정된 다음날부터 B사의 시설물에 대한 점유는 위법하다"며 "B사는 시설물 점유를 반환할 때까지 A사에 입힌 손해 6600여만원을 배상하라"면서 A사의 손을 들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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