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 [기사] 이 사람, 원영섭
10명 후보가 경쟁 중인 국민의힘 최고위원 경선에서 유난히 눈길이 가는 78년생 젊은 후보가 있다.
21대 총선 당시 국민의힘 전신인 미래통합당에서 조직부총장으로 비례정당TF 팀장을 맡아 자매당인 미래한국당 창당에 중추적 역할을 했던 원영섭 후보가 바로 그다.
그의 출마에 관심을 갖게 되는 건 정치적 성장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 아닐까 싶다.
세대교체 돌풍이 일고 있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청년 후보들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지만 경륜부족에 대한 우려 역시 적지 않은 상황이다. 그런만큼 당 안팎의 활동 결과물 등을 통해 나름의 경쟁력을 보여준 그야말로 청년 정치 그룹의 더 없이 귀한 자원이라는 생각이 든다.
실제 2015년 당 법률지원단 일원으로 정계에 입문한 그가 이듬해 총선에서 호남세가 제일 센 서울 관악갑에 출마해 고배를 마신 이후, 쉼 없이 당을 위해 헌신했던 흔적은 역력하다.
무엇보다 탄핵 정국 이후 수차례 비대위원장이 교체될 정도로 당세가 기울어진 와중에도 묵묵히 당무를 지원하며 당을 지켰던 그가 지난해 21대 총선 공천에서 낙하산 공천에 밀려 경선 기회조차 얻지 못하고 낙천된, ‘가슴 아픈’ 사연을 알고 있기에 최고위원 경선에 나선 그의 뚝심이 더없이 값지게 여겨지는지도 모르겠다.
43세, 나이를 생각하면 변호사로서 전문가 영역을 확보하고 있는 경력만으로도 그는 이미 여타 후보를 넘어선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
법학교수, 변호사나 판검사 같은 법률가들이 교과서나 수험서 저술을 통해 법학실력을 겨루는 무체급, 무제한 격투게임의 장에서 그것도 전부 서울대 법대 출신인 역대 민법 분야의 고수 리스트에 서울대 공대 출신인 원영섭이 이름을 올린 자체를 상당히 이례적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그런 원영섭 후보가 제1야당 최고위원 선거에서 내년 대선 키워드를 ‘부동산’으로 규정하고 ‘부동산을 제대로 이야기할 수 있는 당 지도부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상황을 간과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다. 전문가로서 “부동산 실패는 만악의 근원”이라고 경고하는 그의 주장을 단순한 정치공학적 차원으로 넘겨버리기엔 고통받는 주변 현실이 너무도 엄중하기 때문이다.
이런 차원에서이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로 민심이 들끓고 있는 이 때 원 후보가 해법으로 제시한 ‘32평 아파트 무한 공급 방법론’은 상당히 유의미하다. 내년 대선에서 정권교체를 열망하고 있는 국민의힘에도 '효자노릇'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실질적인 경쟁력 없이 그럴듯한 정치적 구호로 이뤄지는 세대교체는 결국 들러리 역할로 끝나게 될 것이다.
젊은 나이가 세상사의 경쟁력을 담보해 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또 입만 가지고 정치하는 시대도 막을 내린 지 이미 오래다.
순간의 선택이 평생을 좌우한다는 말이 있다.
오는 11일 당 지도부를 선택하는 국민의힘 표심이 가장 염두에 둬야 할 메시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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