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 "5년 넘은 임차인도 권리금 받을 기회 보장해줘야" 첫 판결
A씨는 1992년 대전의 한 시장에 있는 건물 1층을 임차해 20년 넘게 떡집을 운영했다. 그런데 2012년 건물이 다른 사람에게 팔리면서 문제가 생겼다. 새로운 건물주인 B씨 등 2명이 임대차계약을 갱신하지 않겠다고 통보한 것이다.
A씨는 권리금이라도 받기 위해 새로운 계약자를 찾아 나섰고, 권리금 1억원을 내고 A씨의 점포를 받겠다는 사람을 찾아 B씨에게 소개했다. 하지만 B씨가 임대차계약을 거절하면서 다툼이 생겼다.
이후 건물주는 A씨를 상대로 "가게를 비워달라"며 건물명도 청구 소송을 냈다. A씨도 "건물주가 계약을 거절해 권리금을 못받았다"며 맞소송을 냈다.
1심은 "A씨가 20년 넘게 떡집을 운영해 왔으므로 그동안 들인 자본을 회수할 기회가 충분했고, 계약갱신요구권은 전체 임대차기간이 5년을 초과하지 않은 범위에서만 행사할수 있다"며 B씨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2심의 판단은 달랐다. 대전지법 민사1부(재판장 이영화 부장판사)는 A씨가 B씨 등 2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6나108968)에서 최근 "B씨 등 건물주는 A씨에게 2239만원을 지급하라"며 권리금 지급에 대한 책임을 일부 인정했다.
재판부는 "화폐와 달리 유형자산인 상가건물은 상인이 영업을 하기 위해 투입한 유·무형의 재산적 가치가 축적돼 가치가 상승하는데, 임대차계약이 종료되면 임차인은 자신의 노력으로 상승한 가치를 상가건물에 온전히 놓아두고 나올 수 밖에 없고 임대인은 이를 독식해 일종의 불로소득을 취하게 된다"며 "이같은 배분 상황은 정의롭지 못하다"고 밝혔다.
이어 "이를 교정하기 위해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4에 임차인의 권리금 회수기회를 보호하는 조항이 신설된 것"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원이 계약갱신요구권 조항을 유추적용해 보호 범위를 5년으로 축소시키는 것은 법률조항의 신설에 담긴 입법자의 의사를 왜곡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는 '법률의 해석'이라는 외피를 두른 '법창조'이며 헌법이 부여한 법원의 법률해석권한의 한계를 넘는 것으로서 받아들일 수 없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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