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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벽 반사광으로 인근 주민 시각장애 일으킬 정도
심한 눈부심으로 인해 외부 경관 바라볼 수도 없어
'해운대 아이파크 빛 소송' 피해주민 승소 원심 확정


건물 외벽 유리에 반사된 태양광이 수인한도를 넘을 정도로 인근 주민들의 생활을 방해하고 있다면 원인 제공 건물의 시행자가 배상책임을 져야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부산 해운대구 A아파트 주민들이 초고층 주상복합건물인 해운대 아이파크의 시행자 겸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HDC)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2013다59142)에서 최근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A아파트 주민들은 현대산업개발이 2011년 신축한 해운대 아이파크 건물 외벽에서 반사되는 강한 햇살로 불쾌감과 피로감을 느끼는 등 생활에 방해를 받았다. 또 해당 건물로 인해 수변 경관에 대한 조망권 및 일조권을 침해 받았다. 해운대 아이파크는 72층 규모로, 복층유리(단열을 목적으로 2장 이상의 판유리를 일정 간격을 두고 시공한 유리)가 벽면을 뒤덮는 형태로 지어졌다. A아파트와 해운대아이파크는 약 300m 가량 떨어져 있었다. 이에 A아파트 주민들은 "해운대 아이파크 외벽에서 반사된 햇살이 거실로 들어와 눈을 뜰 수 없을 정도"라며 "생활을 방해받고 조망권 ·일조권을 침해받았다"며 소송을 냈다.

 

재판에서는 해운대 아이파크에서 반사되는 태양광의 수준이 A아파트 주민들의 참을 한도를 넘는지 여부가 쟁점이 됐다.

 

1심은 "건물 외벽에서 반사되는 햇살로 인한 생활방해 정도가 수인한도를 넘는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A아파트 주민들이 누려운 수변경관 조망은 주변에 이를 차단하는 건물이 없어 반사적으로 얻어 온 이익에 불과한 것으로, 이를 넘어 사회통념상 독자의 이익으로 승인돼야 할 정도의 중요성을 갖는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 "일조권 침해에 대한 주장 역시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하지만 2심은 "신축 건물의 외벽 유리면은 상당한 시간 동안 태양광을 A아파트 일대로 반사하는데, 일부 세대에는 빛반사 밝기가 시각장애를 일으킬 수 있는 정도를 넘었다"며 "태양 반사광이 유입되는 A아파트 주민들은 햇빛 반사로 인한 눈부심으로 외부 경관을 바라볼 수 없고, 반사되는 햇빛이 강할 때에는 눈을 뜨기 힘들며 이로 인해 시력도 많이 나빠졌다고 하는 등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HDC가 사용한 외장 유리는 일반적인 유리보다 반사율이 매우 높은 편이었고, 저녁 무렵 태양 반사광이 A아파트로 상당시간 유입됐다"며 "A아파트 주민들은 해운대 아이파크 유리에 반사돼 유입되는 강한 햇빛으로 참을 한도를 넘는 피해를 입고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건물 주변에 일조시간에 관한 공법적 규제가 없었던 점과 빛 반사로 인한 주거환경의 침해는 일조권 침해와는 달리 침해의 정도가 상대적으로 경미한 점 등을 이유로 HDC의 책임을 80%로 제한하고, 피해를 입은 A아파트 주민들에게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 100만~300만원씩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대법원도 A아파트 주민들과 HDC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원심을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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