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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외적 이혼청구 가능


결혼한 지 2년도 안돼 이혼했다가 다시 재결합 했지만 이후에도 10년간 10여차례에 걸쳐 헤어지려고 이혼 절차를 밟는 등 갈등을 지속했다면 유책배우자라 하더라도 이혼 청구가 가능하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더 이상 혼인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무의미하고, 오히려 미성년 자녀의 복지를 해한다고 판단돼 유책배우자의 이혼 청구를 예외적으로 허용할 수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대법원 특별3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남편 A씨가 아내 B씨를 상대로 낸 이혼청구소송(2020므11818)에서 최근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2007년 12월 결혼한 A씨와 B씨는 2009년 2월 협의이혼한 뒤 8일 만에 다시 혼인신고를 해 재결합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서로 폭언과 폭행 등으로 갈등을 겪었고, 10차례에 걸쳐 협의이혼 또는 재판상 이혼 절차를 밟기도 했다. A씨는 혼인기간 중 아내 B씨를 수차례 폭행했고 상해죄로 벌금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이후 A씨는 2019년 2월 집을 나갔고, B씨를 상대로 이혼청구소송을 냈다. 두 사람은 이혼소송 중에도 계속 갈등을 겪었고, B씨는 2019년 10월 A씨의 자녀 면접교섭 요구를 거부하기도 했다. 부부관계 회복을 위한 상담 역시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혼인관계 무의미

 미성년 자녀의 복지도 해쳐 

 

1심은 "A씨와 B씨가 비록 상이한 기질 및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시간을 갖고 서로 상대방을 배려하고 관계를 개선하려는 노력을 충분히 한다면 부부관계가 회복될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A씨가 주장하는 이혼사유는 인정할 수 없고, 설령 이혼사유가 인정되더라도, 유책배우자인 A씨는 원칙적으로 혼인 파탄을 사유로 이혼청구를 할 수 없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하지만 2심은 "유책배우자는 원칙적으로 파탄을 이유로 이혼을 청구할 수 없지만, 혼인생활의 파탄에 대한 유책성이 이혼청구를 배척해야 할 정도로 남아 있지 아니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를 허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2015년 9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2013므568)을 근거로 한 것이다. 대법원은 당시 "유책배우자는 원칙적으로 이혼을 청구할 수 없으나, 책임이 반드시 이혼청구를 배척해야 할 정도로 남아 있지 않은 경우에는 이혼청구가 허용될 수 있다"며 "상대방 배우자도 혼인을 계속할 의사가 없고, 유책배우자의 책임을 상쇄할 정도로 상대방 배우자 및 자녀에 대한 보호와 배려가 이루어진 경우, 세월의 경과에 따라 혼인파탄 당시 현저했던 유책배우자의 유책성과 상대방 배우자가 받은 정신적 고통이 점차 약화되어 쌍방의 책임의 경중을 엄밀히 따지는 것이 더 이상 무의미할 정도가 된 경우 등은 예외적으로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를 허용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남편 승소 원심확정

 

2심은 "A씨에게 혼인관계 파탄에 대한 책임이 있다"면서도 "두 사람은 이미 10여 차례가 넘게 이혼 관련 절차를 진행하는 등 부부간 문제를 상호 원만하게 해결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며 "형식적인 혼인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둘 사이의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새로운 문제의 원인이 되거나 두 사람 모두에게 크나큰 고통일 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둘 사이의 분쟁이 미성년자인 자녀들의 정서에 약영향을 주는 등 자녀들의 복리도 심각하게 저해하고 있다"며 "A씨의 유책 정도가 B씨보다 월등하다고도 볼 수 없으므로, 이를 종합하면 A씨의 이혼청구를 허용해도 혼인과 가족제도를 형해화할 우려가 없다"며 원고승소 판결했다. 다만, 미성년 자녀의 친권자 및 양육권자는 B씨로 지정하고, A씨는 B씨에게 양육비로 매달 자녀 1인당 80만원씩 지급할 것을 명령했다.

 

대법원도 "B씨가 혼인관계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혼인관계 지속이 미성년 자녀의 복지를 해한다고 볼 만한 사정까지 존재한다"며 "A씨의 이혼청구를 허용한 원심은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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