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대표변호사님이 조선일보 2015. 6. 9.자 인터뷰
[서울중앙지법, '日照權 침해 소송' 최초 베란다 철거 판결]
"소송중에 베란다 불법 증축, 옆건물 일조시간 줄어… 1700만~2200만원 배상도"
피고 측 "항소할 것"
이날 오전 찾은 A빌라와 B빌라 사이에는 담장이 있었다. A빌라는 저층 가구에 피해를 덜 주기 위해 담에서 4m가량 간격을 둔 반면 B빌라는 건축법 시행령 기준인 1.5m 정도만 떨어져 있었다. B빌라는 동쪽 다른 건물과 비교해도 A빌라 쪽으로 2m 정도 나와 있었다. B빌라 4층 베란다는 검정 알루미늄 기둥과 자주색 샌드위치 패널 지붕으로 덮여 있었다. 안에는 빨래 건조대가 놓여 있었다. B빌라 다른 동 4층 베란다도 증축 공사가 진행 중이었다.〈그래픽 참조〉
홍모씨 등 6명은 2009년쯤 신축된 지상 6층의 방배동 A빌라 중 1, 2층 4가구를 분양받았다. 당시 이 빌라 남쪽에는 2층 단독주택이 있었는데 5년 뒤 단독주택 자리에 지하 1층, 지상 4층 B빌라가 세워지면서 문제가 생겼다. A빌라 1층 한 가구는 3시간 59분이었던 총 일조 시간이 신축 후 11분으로 줄었다. 일조권의 기준은 동짓날 기준으로 총 일조 시간이 4시간이거나 연속 일조 시간이 2시간 이상이어야 하는데 총 일조 시간이 무려 95.3% 줄어든 것이다.
재판부는 "피해 건물과 법정 이격(離隔) 거리는 지켰지만 충분한 거리를 두는 등 일조권 침해를 막기 위한 조치가 부족했다"며 손해배상을 명령했다. 일조권 침해로 가구당 2200만~2800여만원 시가(時價) 하락이 있었는데 그 70%를 손해액으로 보고 여기에 가구당 위자료 200만~300만원도 더해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또한 증축 베란다에 대해서는 "일조권 침해 소송 진행 중 법령을 위반해 확장한 것이어서 금전 배상만으로는 피해 회복이 어렵다"며 철거를 명령했다. 사용 승인 후 불법으로 증축함으로써 일조권 침해를 막기 위해 높은 층일수록 북쪽 건물과 간격을 많이 두고 건물을 짓도록 하는 규정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그로 인해 A빌라 2층의 한 가구는 총 일조 시간이 34분, 연속 일조 시간이 1시간 13분 줄었다.
이번 판결은 일조권 침해 건축물에 대해 손해배상 외에 베란다 부분의 철거까지 명령한 최초 판결이다. 부동산 전문 원영섭 변호사는 "일조권 침해 자체도 법적으로는 인정이 안 되는 경우가 많은데 철거 청구까지 인용된 것은 매우 획기적"이라고 말했다. 특히 베란다 확장이 빈번한 상황이어서 이 판결이 그대로 확정될 경우 파장이 클 전망이다. 지자체는 불법 증축에 대해 원상 복구 등 시정명령을 내리고 건물주가 받아들이지 않으면 이행강제금을 부과할 수 있지만 통상 철거까지 이어지지는 않는다. 서초구청도 작년 11월 민원을 접수하고 B빌라 4층에 대해 시정명령 및 이행강제금 부과 예고를 해놓은 상황이다. 이번 판결이 확정되면 원고 측은 집행관을 통해 불법 증축 부분에 대해 강제 철거를 진행할 수 있다.
이에 대해 피고 측에서는 "일조권 침해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며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피고 측을 대리한 김재현 변호사는 "원고들로서는 매수 당시 남동쪽에 4층 이상의 건물이 지어질 것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상황이어서 창을 동쪽이나 서쪽으로 내는 등 일조 피해 방지 조치를 취해야 했는데도 그렇게 하지 않았다"며 "설사 일조권 침해가 인정되더라도 증축 부분을 철거까지 해야 할 상황인지는 대법원 판단까지 받아봐야 알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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