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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6.24 11:02

법률저널 보도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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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저인터뷰] 원영섭 건설·부동산 전문변호사
 
“장기간 복잡하게 얽힌 분야…전문지식이 무기”
“건설·부동산 전문 로펌 꿈꾼다”
 
변호사 업계의 전문화 바람이 경쟁력 강화와 불황 타계책의 일환으로 급물살을 타고 화두가 되고 있는 가운데 ‘잘 되는’ 분야임에도 쉽게 뛰어들 수 없는 분야가 있다. 건설·부동산 분야가 대표적이다. 이해관계가 얽힌 당사자들이 타 분야 보다 다양하고 장기간에 걸쳐 얽힌 사건관계를 전문 지식으로 풀어내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 분야 특유의 ‘거친’ 분위기 또한 쉽게 진입하기 어려운 요소로 작용한다. 법 지식만 가지고 명함 내밀기에 호락호락한 분야가 아닌 것이다.

원영섭(사시47회·연수원 37기) 변호사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건설·부동산 분야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 분야에 겁 없이 진입할 수 있었던 것은 그만큼 믿는 구석이 있었기 때문이다. 바로, ‘자신감’이다. 그의 이러한 충만한 자신감은 전문적 지식을 무기로 확보해 놓은 상태였기에 가능했다. 건축학도 출신으로 돌연 사법시험 길에 올라 엔지니어 출신 법조인의 길을 걷고 있는 원영섭 건설·부동산 전문 변호사로부터 이 분야의 ‘훤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전문지식과 의뢰인 커뮤니케이션이 관건”

건설소송 관련 업무는 건설공사도급계약의 체결 등의 계약관리와, 공사대금의 증액 및 감액 청구 등 공사대금 관련 소송, 하자관계 소송, 건설공동수급체 사이의 분쟁, 환경분쟁, 일조권 침해 소송 등이 주를 이룬다. 이 중 미지급 공사 대금 청구 소송이 가장 많은 편이다.

또 부동산소송 관련해서는 계약 관련 업무가 가장 많고 부동산 매매와 임대차관련 소송, 소유권 소송, 아파트 입주권 소송, 부동산 상속 관련 소송 등을 주로 한다. 계약상 관련 분쟁이 대부분이다. 부동산 분야는 계약이 체결되면 사실관계에 의한 팔로우 업(추적)이 적은 반면 건설은 사실관계에서 분쟁이 많이 일어난다는 게 원 변호사의 설명이다.

건설소송은 경기 흐름에 따라 사건 내용도 차이를 보이는데, 경기가 좋을 때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투자계약, 부동산, 금융 분야 사건이 많고 경기가 나쁠 때는 도산처리절차, 대금미지급 분쟁 소송이 많다. 경기가 불황일 때나 호황일 때나 사건은 꾸준히 있다. 이 분야를 다루는 변호사 업계는 크게 경기를 타지 않는다는 말이다. 소송가액도 다른 분야에 비해 높은 편이다.

그러나 원 변호사는 “어느 분야나 마찬가지겠지만 건축 분야 역시 애로사항이 뒤따른다”고 전했다. 예를 들어 1년을 계획한 공사를 진행하게 될 경우, 수 가지의 변경사항이 일어나게 된다. 그러나 변경사항을 문서화시키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이런 관례로 증거가 모호해 결국 분쟁의 시발점이 된다. 분쟁이 일어났을 때 구두상의 계약이 있었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서는 반증할 수 있는 사실관계를 모두 찾아야 하는데 사실과 의사표시 법률행위가 장기간에 걸쳐 뒤죽박죽 뒤엉켜있다 보니 사실관계를 정리하는 것만으로 사건 자체가 장기화 되는 경우가 많다. 논점 또한 많아 준비서면은 점점 길어진다. 원 변호사는 이 과정을 “외과의사의 수술과정과 비슷하다”고 표현했다. 이런 이유로 이 분야 변호사는 다양한 사건을 동시에 처리하는 일은 불가능에 가깝다. 그러나 소송의 열쇠도 바로 이 사실관계의 정리에 있다고 원 변호사는 말한다.

건축 분야는 특히 감정대립 또한 잦다. 거친 것도 사실이다. 건설업 종사 의뢰인과 커뮤니케이션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원 변호사는 이 점에서도 강한 면모를 지니고 있다. 공학도 출신으로 의뢰인을 만날 때 그들의 마음을 먼저 이해하고 다가가기 때문이다.
 
“전문지식으로 ‘가능성’ 볼 때 보람 느껴”

원 변호사가 가장 희열을 느낄 때는 그의 전문성이 ‘가능성’을 발견했을 때다.

그가 현재 맡아 진행 중인 부산에서 일어난 사기분양 사건이 그 일례다. 공부상으로는 문제될 것이 없어 보이나 주차장 면적이 중복 계산돼 공사비가 납득하기 어렵게 늘어난 것으로 판단되는 사건이다. 사건을 맡은 원 변호사는 설계도면을 들여다 보다 뭔가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공용면적이 늘어났다는 의심이 들었던 것. 원 변호사는 “일반적으로 전용면적의 경우 실측이 가능해 당사자가 충분히 알 수 있는데 반해 공용면적은 그렇지 못해 알기 어렵고 공사담당자의 말대로 신뢰하는 것이 보통이다”고 설명했다. 현재 준공도면을 캐드(Computer Aided Design)프로그램으로 실측해 감정중이다. 설계도면을 파악하지 못하면 발견할 수 없는 실마리였다. 원 변호사는 “이런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며 강한 승리를 확신해 보였다.

이처럼 어떤 분야보다도 건설업계에서는 법률전문가의 역할이 중요하다. 소송에 휘말릴 가능성이 끊임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공사계약 시작단계서부터 법률전문가로부터 자문을 받는 경우는 흔하지 않다. 문제가 발생했을 시 구조 요청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원 변호사는 지난해 영등포구청 건축과 공무원을 상대로 건설 분쟁이 어떻게 이루어지는 지, 업무상 주의해야 할 사항은 무엇인지에 대해 특강을 하기도 했다. 앞으로도 그는 이론적 베이스와 법률 실무를 바탕으로 법률수요자의 법률 지식을 채워줄 계획이다.
 
“감정인에 법률 교육 선행돼야”

현재 법원은 재판에 필요한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해 감정제도를 시행중이다. 감정인은 사건 관련한 자료를 수집하고 전문적 지식을 바탕으로 사실을 명확히 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그러나 이 감정인제도에 대한 문제점이 속속 제기되어 온 것도 사실이다. 고액의 감정비에 관한 의뢰인의 부담도 상당한 수준이다.

원 변호사 역시 감정인 제도의 문제점을 통감하며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감정인이 재판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한 경우가 있다”며 “소송 진행에 있어 감정인의 역할이 무엇인가, 어떠한 책임감을 느껴야 하는가를 먼저 생각해 봐야 할 일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법관의 보조자인 감정인이 법관의 권한인 증거판단을 본인이 하는 경우가 있을 정도다.

이렇게 감정인이 법률적 이해가 부족할 경우 변호사는 판사가 아닌 감정인을 설득하는 형국이 벌어지는 경우도 허다하다. 사건의 해결을 돕기 위해 비용을 지불하고 감정인을 신청했는데 이런 일이 벌어지면 법률가나 의뢰인이나 여간 곤혹스러운 것이 아니다. 원 변호사는 “감정인에 대해 법률적 교육을 시행해 본래 취지가 효율적일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건설소송에서는 조정이 많이 이루어진다. 1,2심에서 조정이 이루어지면 대법원 판결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관계자는 무엇을 기준으로 해야 할지 난해한 실정이다. 원 변호사는 이 부분에 대해서도 “개선되어야 할 문제”라면서도 “그러나 무엇보다 변호사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판사가 옳다는 확신을 갖고 판결을 내릴 수 있도록 충실한 서면을 준비해야 하는 것은 바로 변호사의 몫이라는 말이다.
 
“건설·부동산 전문 로펌을 목표로!”

전천후로 건설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는 원 변호사지만 그도 공학도 출신으로 법 공부를 하기 쉽지만은 않았다. 이과의 마인드로 낯선 법 공부를 하기란 쉬운 일이 아닐 터다. 선·후배 공학도의 전형적 진로를 벗어나 아는 사람 없이 홀로 걸었던 것도 힘든 점이라면 힘든 점이었다.

그러나 그의 수험생활에 있어 가장 큰 위기는 1차시험의 너무 빠른 합격이었다. 2001년 9월 전역해 2002년 2월 말 1차시험에 합격했다. 그는 “5개월 채 걸리지 않아 합격하고 나니 시험이 쉽게 보였다”며 당시를 소회했다. 결국 자만심이 독이 돼 그해 동차에 불합격 하고 재시 때 역시 불합격했다. 그리고 다음해 초시 역시 불합격하고 말았다. 원 변호사는 그때서야 자신의 자만심을 반성하게 됐다. 여기에 선배의 한 마디가 자극제가 됐다고. 그의 선배는 “아깝게 떨어진 것이 아니라 그저 자신이 실력 없어 떨어진 것이라 생각하라”고 말했다. 원 변호사는 고삐를 당겨 다음해 1,2차 동차 합격 했다. 그는 후배 수험생에게 “자만심이 가장 큰 장애물이다”는 뼈저린 조언을 전하며 “시험보다 더 큰 진검승부는 변호사가 되어 고객으로부터 받는 평가다”는 지표를 전했다.

원 변호사는 앞으로 이 분야 전문성을 더 쌓아 전문로펌 만들 계획이다. 그는 “건설 전문변호사가 많지 않다는 사실은 건설 분야 법률수요자들이 법률서비스를 제대로 제공받지 못했음을 반증하는 것”이라며 “이들에게 법률서비스가 충분히 공급될 수 있도록 노력해나갈 것이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또 “성장가도를 달려 로펌 문을 열고 후배들을 기다리고 있겠다”며 그 자신에게도, 수험생 후배에게도 리바운드 재패의 희망을 전달했다. 허윤정 기자 desk@le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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