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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과 언덕을 뜻하는 '파크(Park)'와 '힐(Hill)' 또는 이를 결합한 '파크힐(PARKHILL)'이나 '파크힐스(PARKHILLS)' 등 흔히 쓰이는 단어로 된 '아파트 펫네임(아파트의 별칭 내지 애칭)'에 대해서는 상표로서 식별력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항소심 결정이 나왔다. 최근 아파트 이름을 지을 때 시공사 브랜드명과 지역명, 개별 아파트 별칭(펫네임)을 결합해 짓는 경우가 많은데, 잘 알려진 단어들로 구성된 펫네임은 따로 분리해서 식별력을 갖는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서울고법 민사5부(재판장 한규현 부장판사)는 옥수제13구역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이 금호제15구역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센트럴)을 상대로 낸 상표권침해금지가처분신청(2018라20781)에서 옥수13구역조합 측의 손을 들어준 1심 결정을 취소하고 기각 결정을 내렸다.


금호15구역조합은 2016년 7월 총회에서 주택재개발사업을 통해 성동구 금호동 일대에 신축된 아파트의 이름을 'e편한세상 금호파크힐스'로 정했다. 옥수13구역조합은 올 1월 아파트 이름을 'e편한세상 옥수파크힐'로 정하고 'PARK HILL(파크힐)' 상표에 대한 전용사용권 등록을 한 다음 "금호15구역조합이 파크힐과 유사한 표장을 사용해 아파트를 홍보하는 등 전용사용권을 침해하고 있다"며 사용금지 청구를 냈다.

 

이 사건에서는 'e편한세상 금호파크힐스'와 옥수13구역조합이 전용사용권을 등록한 '파크힐' 또는 'PARKHILL' 상표가 유사한 표장인지 여부가 쟁점이 됐다. 유사한 표장이라고 인정되면 금호15구역조합 측은 'e편한세상 금호파크힐스'라는 이름을 쓸 수 없게 된다.

 

주로 지역명과 결합 사용…

분리·要部로 인식 안 돼

 

1심은 옥수13구역조합의 청구를 받아들였다. 1심은 "건설사의 공통 브랜드명은 다수의 아파트단지에 적용되는 것이고 행정구역명은 식별력이 미약한 반면 '파크힐스' 부분은 일반 수요자에게 가장 두드러지게 인식될 가능성이 높은 요부(중요부분)에 해당한다"면서 "파크힐은 '공원과 언덕' 등의 의미로 관념되고 '파크힐스' 또한 영어단어의 복수형으로 흔히 사용되는 '스'가 부가된 부분에서만 차이가 있을 뿐 '공원과 언덕들' 정도의 의미로 관념된다는 점에서 '파크힐'과' 파크힐스'는 유사하므로, "금호15구역조합 측은 'e편한세상 금호파크힐스'를 외벽과 출입구, 홍보책자 등에 표시해서는 안 되고 위반할 경우 1회당 300만원씩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항소심 판단은 달랐다. 식별력을 인정할 수 없다면서 금호15구역조합이 'e편한세상 금호파크힐스'라는 명칭을 계속 쓸 수 있도록 했다.

 

재판부는 "최근 지어지는 아파트들의 명칭은 시공사의 브랜드명과 펫네임을 결합하거나 지역명을 추가적으로 결합해 짓는 경우가 많아졌다"며 "브랜드명과 펫네임이 동일하고 지역명만 다르게 해 지어지는 아파트 명칭도 발견되고, 브랜드명과 펫네임이 고유하더라도 지역명까지 결합해 아파트 명칭을 짓는 경우가 발견된다"고 밝혔다.

 

서울고법, 1심 취소…

옥수13구역주택조합 패소결정

 

이어 "'e편한세상 금호파크힐스'의 펫네임인 '파크힐스'의 경우 '파크'는 공원, '힐스'는 언덕의 복수형을 나타내는 영어단어로 각 단어가 건물분양업과 관련해 식별력이 높다고 할 수 없다"며 "이를 결합해도 별개의 새로운 관념이 생성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실제 '파크힐'이라는 명칭의 아파트, 빌라, 호텔 등이 전국적으로 다수 발견되므로 건물 분양서비스의 수요자 사이에 '파크힐스' 부분이 분리돼 인식되거나 요부으로서 인식된다고 보기 어렵다"며 "전체적으로 관찰하더라도 'e편한세상 금호파크힐스'는 시공사의 브랜드명과 지역명, 펫네임, 구름모양을 결합해 도안화한 것으로 '파크힐' 내지 'PARKHILL'과 유사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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