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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입자가 반려견을 키운다는 이유로 임대차계약을 해제한 아파트 주인이 고액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임대조건에 '반려견 사육 금지' 조항이 없었다면 세입자가 반려견을 키운다는 이유로 임대차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제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다.

 

우모씨는 지난해 2월 경기도 하남시의 한 아파트를 보증금 4억원에 임차하기로 하고, 집주인인 김모씨와 양모씨에게 계약금으로 4000만원을 지급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우씨의 반려견 때문이었다. 

 

우씨가 반려견 3마리를 키우고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안 집주인 측은 "새 아파트에 반려견이 웬말이냐"며 계약을 무르겠다면서, 같은 달 28일 내용증명우편으로 '계약금을 수령할 계좌번호를 알려주지 않으면 이를 공탁하겠다'는 내용을 우씨에게 통지했다. 

 

이후 집주인 측은 법원에 계약금 4000만원을 공탁했고, 우씨는 같은 해 3월 공탁금을 수령했다. 하지만 계약한 아파트에서 살 수 없게 된 우씨는 김씨 등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계약 때 '반려견 기르지 않는 조건'

고지 안해

 

우씨는 "집주인 측의 통지는 해약금에 기한 해제의 의사표시로 봐야 하므로 그 효력이 발생하기 위해서는 임대차계약서 제6조에 따라 계약금 4000만원의 2배인 8000만원을 줘야 하는데도 4000만원만 상환했으니 4000만원을 더 달라"고 주장했다. 우씨와 집주인이 체결한 임대차계약서 제7조에는 '손해배상에 대해 별도의 약정이 없는 한 계약금을 손해배상의 기준으로 본다'는 내용이 있는데 이를 근거로 집주인이 책임져야 할 배상액을 요구한 것이다. 

 

이에 대해 김씨 등은 "우씨가 계약 당시 반려견 3마리를 키운다는 말을 하지 않아 고지의무 위반으로 계약을 해제한 것"이라고 맞섰다. 

 

서울중앙지법 민사5부(재판장 이근수 부장판사)는 우씨가 김씨 등을 상대로 낸 계약금반환청구소송(2017나63995)에서 최근 1심보다 700만원이 많은 "12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세입자가 알려야할 의무 있다고

보기도 어려워

 

재판부는 "채무자가 채무를 이행하지 않을 의사를 명백히 표시했으면 채무자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며 "김씨 등은 2017년 2월 28일 목적물인도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의사를 명백하게 표시했기에 우씨는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계약 체결 당시 김씨 등은 우씨에게 '몇 명이 거주하느냐'고 물었고 우씨는 '2명'이라고 답했다. 이후 김씨 등이 다시 '집이 넓은데 2명만 거주하느냐'고 묻자 우씨가 '그렇다'라고 답한 사실은 인정할 수 있다"며 "그러나 △임대차계약서상 반려견에 대한 기재는 전혀 없고 김씨 등이 임대차계약을 체결하면서 공인중개사 또는 우씨에게 '반려견을 기르지 않는 것이 조건'임을 고지한 바 없으며 △김씨 등의 질문에 '반려견과 거주하는 것이냐'라는 취지가 내포돼 있다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사회통념상 아파트나 다세대주택 등 공동주택이라도 반려견을 기르는 것이 금기시되지 않는데다 △우씨의 개들이 모두 소형견인 점으로 볼 때 우씨가 집주인인 김씨 등에게 반려견 양육에 관한 고지의무를 부담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중앙지법

계약금의 30% 1200만원 배상 판결

 

재판부는 그러나 김씨 등 집주인 측의 책임을 30%로 제한했다.

 

재판부는 "△김씨 등이 계약 이행 거절 후 그해 4월 같은 아파트에 대해 정모씨와 보증금 4억원에 임대계약을 체결하면서 '임대차 기간 중 애완동물을 키우지 않는 것'을 조건으로 세우는 등 성향상 반려견을 좋아하지 않아 임대차계약의 이행을 거절한 것일 뿐 보증금 증액 등과 같은 목적으로 그런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이고 △우씨가 그 해 3월 새로운 아파트 계약을 보증금 3억4000만원에 임차했는데 새로운 임대차계약 체결 시점과 보증금 액수 등을 고려할 때 새로운 계약체결을 위한 수고를 들인 것 외에는 별다른 손해를 입은 것으로 보이지 않을뿐만 아니라 △우씨가 새로 계약한 곳의 위치가 자신이 원하던 곳이 아니라는 주장은 인정하기 부족하다"면서 △우씨가 새로 계약한 아파트의 1㎡당 보증금 액수가 기존 김씨 등과 계약한 곳보다 다액이라고 주장하지만, 김씨 등의 아파트의 1㎡당 보증금 액수는 380여만원이고, 새로 계약한 곳의 1㎡당 보증금 액수는 360여만원으로 오히려 기존 건물이 다액이기에 손해배상예정액으로 4000만원은 과도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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