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특별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 지난달 12일 A씨가 천안시장을 상대로 낸 조합설립인가무효확인소송(2021두56350)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천안시장은 2009년 5월 B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조합설립추진위원회 구성을 승인했다. 조합설립추진위는 2015년 2월 조합창립총회를 개최한 뒤 같은해 7월 초 조합설립인가신청을 해 7월말 천안시장으로부터 인가처분을 받았다. 그런데 2017년 11월 사업구역의 부동산 소유자인 C씨 등은 대전지법에 조합설립 인가처분의 무효 확인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 2019년 6월 C씨 등이 항소를 취하하면서 이 소송은 원고패소 판결이 확정됐다. 이후 A씨는 2019년 9월 "조합원들이 대리인을 통해 의결권을 행사한 것 등은 효력이 없다"며 소송을 냈다.
2015년 9월 개정되기 전 구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24조 5항은 '총회의 소집절차·시기 및 의결방법 등에 관하여는 정관으로 정한다. 다만, 총회에서 의결을 하는 경우에는 조합원의 100분의 10(창립총회, 사업시행계획서와 관리처분계획의 수립 및 변경을 의결하는 총회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총회의 경우에는 조합원의 100분의 20을 말한다) 이상이 직접 출석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재판부는 "옛 도시정비법 제24조 5항의 단서 조항이 조합원의 '직접 출석'을 요구하는 취지는 조합의 정관에서 총회 의결방법과 관련해 일반적으로 서면에 의한 의결권 행사를 출석으로 간주하는 규정을 둬 극소수 조합원의 출석만으로도 총회가 열릴 수 있는 문제점을 보완하고 총회 의결에 조합원의 의사가 명확하게 반영되도록 하려는 것이라, 반드시 본인이 직접 출석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고 적정한 의결권 행사를 저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대리인이 출석해 의결권을 행사하는 경우에도 구현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토지 등 소유자가 질병이나 해외거주 등 사유로 총회에 참석할 수 없는 경우 대리인이 총회에 출석해 안건에 대한 의사를 명확하게 밝힐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은 단서 조항의 취지와 부합하고, 2021년 8월 개정된 도시정비법 제45조 7항이 총회의 의결에 대해 '대리인을 통해 의결권을 행사하는 경우 직접 출석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한 것도 이러한 취지를 명확히 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어 구 도시정비법 제24조 5항 단서가 정한 '직접 출석'에는 대리인이 출석해 의결권을 행사하는 경우도 포함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앞서 1심은 원고패소 판결했지만, 2심은 원고승소 판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