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차보호법, 재산권 침해로 못 봐
대규모점포 상가를 권리금 보호 대상에서 제외한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은 합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A씨가 "상가임대차법 제10조의5 1호는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2018헌바242)에서 최근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이 조항은 '권리금 회수기회 보호는 임대차 목적물인 상가건물이 대규모점포의 일부인 경우에는 적용하지 않는다'는 내용이다.
A씨는 2012년 8월 B사가 공급한 서울 여의도의 한 대규모점포 종합쇼핑몰 내 400여㎡규모 지하 상가를 임대차보증금 2억여원, 월 차임 2000여만원에 5년간 임차했다. B사는 2017년 A씨에게 임대차계약을 연장할 의사가 없음을 통지했고, 그 해 8월 기간만료로 계약이 종료됐다. 하지만 A씨는 B사에 상가를 인도하지 않았고, B사는 A씨를 상대로 상가인도소송을 냈다. 그러자 A씨는 "B사가 권리금 계약 체결을 방해해 상가임대차법이 보장하는 권리금 회수기회를 박탈당했다"며 B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청구하는 맞소송을 냈다. A씨는 재판과정에서 상가임대차법 제10조의5 1호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했으나 기각되자 헌법소원을 냈다.
헌재, 전원일치 합헌 결정
헌재는 "대규모점포의 경우 임대인이 막대한 비용과 노력을 들여 상권을 형성하고 유지·관리하며, 임차인은 그 결과로 형성된 지명도나 고객을 이용해 영업을 하는 측면이 있다"며 "대규모점포는 공간구조에 어떤 상품, 어떤 임차인을 갖출 것인지에 관한 임대인의 계획에 따라 전체 매장의 성공여부가 좌우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권리금 회수기회 보호 규정을 대규모점포에 적용함에 있어서는 이러한 특성을 고려해 임대인의 지위와의 조화를 도모할 필요가 있다"며 "대규모점포의 경우에도 민법상 부속물매수청구권 또는 비용상환청구권을 행사해 투하자본을 회수할 가능성이 있으며, 상가임대차법도 임차인에게 보장하는 계약갱신요구권이나 대항력 규정 등을 통해 권리금 회수를 간접적으로 보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를 종합하면 해당 조항이 A씨의 재산권을 침해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