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물 안전 위협하는 자격대여 근절과 건축사 사회적 책임 강화 토론회' 열려
2000년 건축사협회 가입 임의화…면허대여 및 차용, 덤핑수주 등 빈번
"건축사 관리감독 어려워 가입 의무화 통해 공적 기능 강화해야"
13일(월)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건축물 안전 위협하는 자격대여 근절과 건축사 사회적 책임 강화 방안 토론회'에서는 건축물의 안전성을 위협하는 건축사 자격증 대여를 근절하고 건축사협회의 공적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건축사들의 대한건축사협회 가입을 의무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건축사협회가 1만 6000여명의 건축사 자격자들을 실질적으로 관리·감독할 수 있게 함으로써 비윤리 행위를 근절해야 한다는 것이다.
발제에 나선 이명식 동국대학교 건축학과 교수(한국건축설계학회 회장)는 "2000년 건축사협회 가입이 임의화되면서 여러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다. 현재 건축사협회에 가입한 등록건축사는 약 71%로 건축사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면서 "건축사 면허대여 및 차용, 덤핑수주 등 비정상적으로 운영되는 건축사사무소가 존재한다. 건축사협회가 타 전문자격단체에 비해 그 기능이 축소 약화돼 건축사 스스로 자정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건축사법은 다른 사람에게 자기의 이름을 사용해 건축사업무를 수행하게 하거나 자격증을 빌려준 경우, 자격 취소와 함께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을 부과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제대로 된 단속과 처벌이 이뤄지지 않아 건축사 자격증 불법 대여가 업계 관행처럼 빈번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국토교통부와 지방자치단체의 관리 인력부족과 관리·감독 체계상의 한계로 건축사 면허대여가 계속 이뤄지면서 불법건축과 부실시공으로 인한 건축물 안전사고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건축사들의 대한건축사협회 가입을 의무화함으로써 협회의 공적 기능을 강화하는 한편, 협회가 징계권한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건축사 등록이 대한건축사협회로 위탁돼 건축사에 대한 관리책임은 협회가 안고 있지만 관리를 위한 권한은 없는 상황"이라면서 "정부는 건축사협회에 대한 지도감독을 강화하고 건축사협회는 등록건축사의 관리를 철저하게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자격등록건축사의 협회 가입을 의무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징계위원회 구성과 조사·검사를 자격단체인 건축사협회로 일부 일임함으로써 건축사의 자율정화기능을 활성화하고 건축물의 안전과 품질을 확보해야 한다"며 "국민의 안전을 위해 징계수위를 강화해 비윤리 행위를 근절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석정훈 대한건축사협회 회장은 "1만 6000여명의 건축사 자격자 모두를 실질적으로 관리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는 건축사를 조사하거나 징계하는 데 한계를 느껴왔다"면서 "건축사 자격자 중 협회에 가입하지 않은 비회원이 4000~5000여명에 달해 실제 징계사유에 해당하더라도 제명할 수조차 없고 비윤리적 회원이 제명당하더라도 그로 인한 불이익의 정도가 미약해 징계의 효용성이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원영섭 대한변호사협회 변호사는 "자격 대여에 대한 징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 적발하기 힘들다"면서 "대여한 것을 들키지 않으면 대여를 하지 않을 필요가 없게 된다. 악인이 승리하는 게 지금의 제도"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더 이상 자격 대여 문제를 방치하면 모든 건축사들이 공멸한다는 인식이 강해지고 있다"며 "징계를 보다 쉽게 적극적으로 가하기 위해 반드시 법정 의무 단체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론회를 주최한 정동영 민주평화당 의원은 "자격증 대여가 아직도 있다는 현실이 놀랍다. 건축시장에서 비윤리적 행위로 인한 국민의 피해가 접수되고 있어 건축사 관리 체계의 강화가 필요하다"며 "건축사의 윤리성과 공공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건축사 관리에 있어 미흡한 부분이 생긴다면 건물 부실건축 및 붕괴 등으로 인한 국민의 대규모 피해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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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뉴스ON 이상미 기자 smsan@assembly.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