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가맹본부가 가맹점에 납품하는 재료공급업체 지정에 관여했다는 이유만으로 가맹본부를 재료공급거래의 당사자로 보기는 어렵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식자재 납품업체인 A사는 유통사인 B사를 통해 C사가 운영하는 분식체인점에 식재료를 납품했다. A사는 2010년 6월부터 2013년 11월까지 C사의 분식체인 가맹점에 순대 등 식재료를 납품했다. 그런데 물품대금을 제대로 받지 못하자 가맹본부인 C사를 상대로 대금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C사는 식재료 납품 계약의 당사자는 B사라며 자신들은 책임이 없다고 맞섰다.
1심은 "계약 당사자는 C사가 아니라 B사"라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2심은 "C사는 식자재의 납품단가, 품질, 결재 조건 등 주요 계약조건을 정한 다음 B사와 가맹점에 일방적으로 통지하고 공급기간 내내 납품단가 등을 관리했다"며 "C사가 이행보조자인 B사를 통해 가맹점에 배송하게 한 것이므로, A사는 C사에 식자재를 공급한 것으로 봐야 한다"며 1심을 뒤집고 원고승소 판결했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또 달랐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조재연 대법관)는 A사가 "1억5500여만원을 달라"며 C사를 상대로 낸 물품대금소송(2016다238212)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최근 사건을 부산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가맹본부가 원재료나 부재료 별로 공급업체를 일일이 지정해 가맹점과 직접 거래하도록 하는 것은 비효율적일 수 있으므로, 중간 공급업체를 지정해 그 업체를 통해 각 재료별 공급업체로부터 재료를 공급받아 가맹점과 거래하도록 하는 경우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가맹사업의 특수성 및 그에 관한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규정 등에 비추어 보면, 가맹본부가 품질기준의 유지를 위해 중간 공급업체를 통해 각 재료 공급업체의 지정에 관여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가맹본부와 각 재료 공급업체를 그 공급거래의 당사자라고 단정할 만한 전형적 징표라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B사는 가맹본부인 C사의 중간 공급업체로서 C사가 선정한 순대 등의 제조·생산업체인 A사와 직접 납품계약을 체결해 자신의 명의로 대금을 결제하며 세금계산서를 교부받아왔고 A사 역시 납품계약의 상대방을 B사로 인식했다고 볼 수 있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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